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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야쿤 카야토스트, 토스트박스, 킬리니 중 원조는? [비교 & 추천]
    싱가포르 2021. 11. 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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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여행시 꼭 먹어야할 음식 중 하나는 카야토스트 입니다. 한국에서도 판매하는 카페들이 생길만큼 카야토스트는 널리 알려진 싱가포르 음식 중 하나지요. 카야토스트는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버터를 올려 완성되는데요, 핵심 재료인 "카야잼"은 코코넛잼이라고도 불립니다. 코코넛밀크, 우유, 그리고 계란을 섞어만든 달콤한 잼이에요. 카야토스트는 달콤한 카야잼과 두툼하게 들어간 고소한 버터가 바삭한 식빵과 어우러져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내지요.

     

     

     

     

    사실 카야토스트가 싱가포르내에서 국민 음식이 된 것은 꽤 최근의 일이라고 합니다. 1990년 후반에 들어서야 트렌드를 타고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해요. 싱가포르의 한 유명 블로거는 이를 Kopi & Kaya Toast 레볼루션이라고도 말할 정도에요.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싱가포르 카야토스트 맛집은 "야쿤 카야토스트"와 "토스트박스" 등이 있는데요, 오늘은 이 두 유명 프랜차이즈에 더해 사실상 카야토스트 레볼루션의 선봉자였던 "킬리니"까지 함께 비교해보도록 할게요. 세 곳 모두 프랜차이즈입니다.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장을 찾아볼 수 있어요. 사실 여행객들에게는 카야토스트를 맛보는 곳이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동네 분식집에 더 가까운 곳이에요. 동네 쇼핑몰마다 한두지점씩 꼭 입점되어 있으며, 카야토스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싱가포르 로컬 음식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1. 야쿤 카야토스트 Ya Kun Kaya Toast

    얇고 바삭한 카야토스트의 원조

    야쿤 카야토스트의 역사는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Loi Ah Koon 이라는 하이난 출신의 이민자가 개업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되었어요. 그는 하이난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해온 뒤 커피가게 보조로 일했다고 합니다. 그 뒤 두 명의 동업자와 함께  차이나타운 부근인 텔록아이어 Telok Ayer 지역에서 커피, 크래커, 그리고 토스트 등을 팔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두 동업자는 떠나고 Loi Ah Koon 혼자서 계속 영업을 이어갑니다.

     

    얼마 후 하이난에 친지를 방문하러 갔다가 결혼을 하게되고, 부인과 함께 다시 싱가포르로 넘어옵니다. 가게 일을 돕던 부인이 식빵을 반으로 갈라 얇은 토스트를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 얇은 빵에 직접 만든 홈메이드 카야잼을 발라서 팔았던 것이 장미빛 야쿤 카야토스트 역사의 시작입니다.

     

    야쿤의 카야 (버터) 토스트 기본 세트 입니다. 얇게 썬 후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두툼하게 버터를 잘라 넣습니다. 반숙보다 덜 익은 상태인 Soft-boiled 계란 두개를 곁들이고, 차나 커피가 한잔 추가되지요.

     

     

     

     

     

     

     

     

    카야토스트의 특징 중 하나는 베어물면 바사삭 소리가 날 정도로 바짝 구어진 바삭한 식빵입니다. 이 바삭함이 야쿤 카야토스트가 인기를 얻게된 이유 중 하나이지요. 얇게 썬 빵을 숯불에 구워 내는데요, 야쿤 매장에 가보시면 주방에서 커다란 숯불 그릴에 토스트를 하나하나 굽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싱가포르 로컬 어르신께 야쿤의 장점이 무엇이냐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커피 Kopi를 잘 만든다"라고 간단히 대답하셨어요. 로컬들에게 야쿤과 같은 카야토스트 전문점은, 카야토스트 보다는 오히려 "차와 커피"를 사는 곳이라는 인식이 더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스타벅스"하면 커피를 먼저 떠올리는 것 처럼요.

     

    그만큼 카야토스트 전문점에서 차/커피를 선택하는 방법도 정말 다양합니다. 몇 번을 들어도 외우기 어려울만큼 다양한 커피와 차 만드는 방식이 존재해요. 하지만 한국인들 입맛에 가장 무난하게 잘 맞는 것은 기본 떼 Teh 입니다. 싱가포르식 커피인 꼬삐 Kopi는 우리 입맛에 조금 강하게 느껴지고, 떼 Teh는 사진 속의 밀크티라고 보시면 됩니다. 태국식 밀크티와 맛이 유사하며, 달고 고소한 우유에 향긋한 차 향이 더해지지요. 

     

     

     

     

     

     

     

     

    반숙계란 (Soft-boiled eggs)를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후추가루와 간장을 계란 위에 취향껏 뿌려줍니다. 매장에 비치된 간장은 생각보다 진한 맛이므로, 살짝 뿌려 맛을 본 뒤 차츰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후추와 간장을 뿌린 계란을 함께 서빙된 숟가락으로 풀어 먹으면 됩니다. 싱가포르 로컬들은 이 반숙계란을 그냥 후루룩 마시듯 먹어버리곤 하는데, 일반적인 한국사람 입맛에는 계란향이 비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카야토스트를 풀어준 계란에 푹 찍어먹는 것이 좋습니다. 담백하고 바삭한 토스트, 코코넛 향이 감도는 달콤한 카야쨈, 고소한 버터에 짭조롬한 계란까지 더해져 부드럽고 풍부한 맛으로 입안이 가득찹니다. 간단해보이는 세트인데도, 버터와 계란 덕분에 한 세트만 먹어도 생각보다 포만감이 큰 음식이기도 해요.

     

     

     

     

     

     

     

     

    그래서 야쿤 카야토스트와 다른 카야토스트 전문점들의 차이는 무엇이냐구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 야쿤은 "원조"라 불릴만한 레시피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두툼하던 식빵을 반으로 얇게 썰어낸 것이 성공의 키 포인트가 된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시절에 식빵을 얇게 썰어냈다는 것은 추가적인 "정성"을 들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야쿤의 성공 요소 중 하나로 서비스정신을 꼽기도 하는데, 별거 아닌 요소를 고객 만족을 위해 꾸준히 지켜왔다는 점이 차별요소가 된 것이죠.

     

    야쿤이 브랜드 등록을 한 것은 1944년으로, 뒤에서 등장할 "킬리니" 보다는 느리지만, 싱가포르 역사보다도 더 오래된 브랜드 입니다. 그런데 야쿤이 2호점을 낸 것은 또 2000년도의 일입니다. 야쿤이 프랜차이즈화 된 것은 꽤 최근의 일이지요.

     

     

     

     

     

     

     

     

    앞서 말했듯 싱가포르의 카야토스트 열풍은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는데, 뒤에 등장할 킬리니 Killiney를 선두로 카야토스트가 막 전국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은 야쿤의 막내 아들이 2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차츰 야쿤을  수많은 쇼핑몰 내에 입점시키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러면서 새로운 메뉴들도 추가해 나갑니다. 사실 원조만큼 중요한 것이 수익화의 성공이 아니겠어요. 프랜차이즈화의 성공으로 야쿤은 현재 싱가포르내에서 카야토스트 황제로 군림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꼽는 야쿤의 장점은 평준화된 맛입니다. 어느 지점을 가든 맛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조리하는 사람에 따라서 Soft-boil egg가 Hard-boiled egg가 되어 나오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래도 늘 어디서나 평균 이상은 유지하는 곳이 야쿤이에요. 

     

    차이나타운에 있는 야쿤 본점 (주소 : Far East Square, 18 China Street #01-01 Singapore 049560) 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점마다 맛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니, 숙소 근처 쇼핑몰을 한바퀴 둘러보고, 가까운 카야토스트 매장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야쿤에 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의 토스트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저는 사진 속 "찐" 카야토스트 Kaya Butter Steamd Bread 도 정말 좋아한답니다. 가장 인기있는 얇고 바삭한 토스트와는 다르게, 도톰한 흰 식빵을 찜기에 푹 쪄낸 형태에요. 빵을 쪄 먹는다니 좀 당황스럽긴하죠? 눅눅하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촉촉하고 폭신한 식감이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버터가 따뜻한 온도에 녹아 카야잼과 잘 섞인 뒤 빵에 스며들어있다는 것도 포인트에요. 

     

     

     

     

     

     

     

     

    카야잼을 바르지 않은 토스트 종류도 있습니다. 바삭한 시그니처 식빵을 활용한 샌드위치 메뉴도 있어요. 저도 몇 가지 맛보긴 했으나, 사실 야쿤에서 토스트를 먹는다면 카야(버터)토스트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토스트 외에도 달콤한 카야잼과 버터가 들어간 "카야 버터 크래커"도 판매합니다. 간식거리로 먹기 좋으니, 이 크래커 하나 정도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식빵 토스트와 비교해 크래커의 짠 맛이 더 도드라지는 편이에요. 

     

     

     

     

     

     

     

     

    이렇게 야쿤 카야토스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야쿤은 늘 동네 어딘가에 매장이 있으며, 편한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가기 좋은 굉장히 로컬스러운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합니다. 매장 분위기도 화려하기 보다는 소박한 편이고, 카야토스트도 담백하고 기본에 충실한 맛이 특징이지요. 그래서 매일가도 질리지 않는 진짜 동네 분식집 같아요.

     

    야쿤에서도 싱가포르 락사, 치킨커리, 나시레막 등 식사메뉴도 다양하게 맛볼 수도 있습니다. 동네 떡볶이 집에서 라면, 잔치국수, 튀김우동 파는 것과 비슷해요. 그렇지만 야쿤을 방문하신다면, 야쿤에서는 식사메뉴 보다는 카야(버터)토스트, 찐 카야토스트, 그리고 카야크래커 등 기본 토스트 메뉴를 맛보기를 추천드려요.

     

    기본에 충실한 담백함, 얇고 바삭한 카야토스트의 매력, 그리고 소박한 로컬의 향기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야쿤 카야토스트를 방문해 보세요.

     

     

     

     

     

     

     

     

     

     

    2. 토스트박스 Toast Box

    풍부한 버터향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관광객들에게 인기

    야쿤 카야토스트가 로컬스러운 분위기를 뿜어낸다면, 토스트박스는 좀 더 세련되고 깔끔하게 "브랜딩"되어 있습니다. 1960-70년대 난양(싱가포르 옛지명)의 커피/토스트 문화에 대한 향수를 되살리겠다는 것이 모토라고 하죠. 매장마다 올드 싱가포르, 영국 식민지 시절, HDB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매장들이 대체로 상당히 깔끔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직원분들 복장도 위생에 신경을 많이쓰는 모습이구요.

     

    토스트박스는 야쿤과 쌍벽을 이루는 카야토스트 유명 프랜차이즈 입니다. 아마 싱가포르를 여행한다면, 야쿤이나 토스트박스 중 한 곳은 꼭 들르게 될 거에요. 토스트박스의 시작은 비교적 느린 편인데요, 카야토스트가 싱가포르에서 전국적 인기를 떨치게된 이후인 2005년도 입니다.

     

    토스트박스 매장은 "푸드리퍼블릭 Food Republic" 푸드코트나 "브레드톡 BreadTalk" 베이커리와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토스트박스, 푸드리퍼블릭, 브레드톡 모두 한 회사에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모회사는 베이커리 체인 브레드톡인데, 브레드톡은 싱가포르 내에서 딘타이펑, 송파바쿠테, 우바오춘 등과 파트너협약을 맺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큰 규모의 푸드 체인이죠. 그래서 토스트박스 매장에 들어서면 다른 카야토스트 전문점들보다 브랜딩이 특히 잘 되어있다는 인상을 받곤합니다.

     

     

     

     

     

     

     

     

    그래서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기념품으로 구입해갈만한 귀여운 상품들이 참 많습니다. 기본 카야잼 뿐 아니라, 두리안 카야잼, 굿즈 처럼 귀여운 케이스 안에 든 차와 믹스커피 등을 구입할 수 있어요. 

     

     

     

     

     

     

     

     

    토스트박스의 카야(버터)토스트 기본 세트도 구성은 동일합니다.  바삭하게 구운 카야토스트, Soft-boiled 계란 두알, 그리고 커피나 차 중 한잔 선택. 차이점이라면 야쿤에서는 토스트를 총 네조각 주는데, 토스트박스는 딱 두조각만 서빙됩니다.

     

    야쿤은 식빵을 각각 반으로 쪼개어 두조각을 네조각으로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토스토박스의 양이 조금 더 작습니다. 토스트박스에서 카야토스트 세트를 시키면, "에게, 양이 이것밖에 안돼?"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요. 하지만 토스트박스 역시, 한 세트를 다 먹고 나면 상당히 포만감이 느껴집니다. 어디든 계란을 두 알씩이나 주니까요.

     

    그리고 식빵의 종류도 다릅니다. 야쿤에서 사용하는 식빵은 담백한 맛에 바삭한 식감이 특징인데, 토스트박스의 식빵은 버터향이 풍부하고, 식빵의 식감보다는 고소한 맛이 더 도드라져요. 토스트박스의 카야토스트가 조금 더 짭조롬하면서 버터의 부드러움이 혀를 감싸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카야토스트를 처음 맛보는 사람들에겐 야쿤보다는 토스트박스가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개인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그리고 카야토스트 세트에서 중요한 "차, 커피"의 맛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저는 싱가포르에 여행을 오는 지인들에게 늘 기본 떼 Teh 를 주문할 것을 추천하곤 합니다. 싱가포르식 코피 Kopi 는 우리 입맛에 많이 쓴 편이에요. 떼 Teh도 설탕을 덜 넣거나 아예 빼거나, 우유없이 주문할 수도 있지만, 그냥 기본, 떼 Teh가 가장 무난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 밀크티 맛이에요.

     

    야쿤과 토스트박스 떼 Teh 의 차이점이라면, 저는 솔직히 토스트박스가 좀 더 고급진 향이 난다고 생각해요. 야쿤의 떼도 정말 맛있습니다. 하지만 야쿤은 티의 달고 쓴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토스트박스는 좀 더 부드럽고 살짝 더 향긋한 것 같아요.

     

     

     

     

     

     

     

     

    그래서 토스트박스 vs 야쿤 중에서 고민 중이시라면,

    1) 인테리어가 더 깔끔한 곳은 토스트박스. 야쿤은 소박한 로컬스러운 분위기.

    2) 카야토스트: 야쿤은 담백하고 바삭하며, 토스트박스는 버터향이 강하고 짭조롬하다.

    3) 토스트박스가 더 신생기업이며 대기업 스타일이다.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더 자주 가는 곳은 야쿤입니다. 담백한 맛이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집이랑 더 가까워요. 싱가포르 여행을 처음 오는 지인들에게는 토스트박스를 더 추천하곤 합니다. 묵는 호텔과 야쿤이 더 가깝다거나, 본점 방문이라는 경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야쿤도 괜찮긴 하지요.

     

     

     

     

     

     

     

     

    사실 이런 점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두 프랜차이즈의 차이점을 몇 가지 더 꼽을 수 있는데요, 카야토스트 세트를 제외한 메뉴 구성이 그 중 하나입니다. 싱가포르 로컬들은 야쿤이나 토스트박스, 킬리니 등에서 카야토스트 보다도 식사 메뉴를 더 자주 먹는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사람들 중에서도 카야토스트를 그닥 즐겨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구요. 

     

    토스트박스는 카야토스트를 맛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꽤 괜찮은 로컬 음식 맛집입니다. 물론 야쿤에서도 이런 로컬음식을 판매합니다. 메뉴 구성은 거의 같아요. 하지만 제가 먹어본 바로는 토스트박스 음식들이 좀 더 깔끔한 느낌인 듯 합니다.

     

     

     

     

     

     

     

     

    카야토스트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식사메뉴는 아침/점심 식사로 간단히 먹기 좋은 음식들입니다. 그래서 저녁시간대에 가면 식사메뉴는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속의 음식은 "미시암 Mee Siam"이라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싱가포르 음식 중 하나에요. 함께 서빙되는 깔라만시와 페이스트를 취향껏 더해 먹는답니다. 매콤하고 짭조롬한 육수에 깔라만시의 새콤함이 더해져 여름에 잘 어울리는 메뉴에요.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락사와 달리 한국인들 입맛에 무난하게 잘 맞지 않을까 싶어요. 미시암은 숲 버전과 드라이 버전을 선택할 수 있어요. 저는 국물이 있는 미시암을 더 좋아합니다.

     

     

     

     

     

     

     

     

    국물이 없는 볶음면 스타일의 미시암도 괜찮긴 하지만, 국물 버전 특유의 감칠맛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미시암 Mee Siam 과 항상 함께 다니는 미시암 친구 "미 르부스 Mee Rebus"도 역시 토스트박스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미르부스와 미시암은 꽤 비슷한데, 미르부스에서는 새우향이 솔솔 올라옵니다. 사용하는 면 종류도 다르구요. 

     

     

     

     

     

     

     

     

    물론 싱가포르 락사, 그리고 인도네시아 미고렝 등 다른 동남아 음식들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포장해와서 간단히 점심을 떼우고는 한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재빨리 테이크 아웃해 올 수 있는 집들이 많다는 것이 싱가포르 생활의 장점이죠!

     

    토스트박스의 식사메뉴 대부분은 깊은 맛이 나지는 않지만, 평균 정도의 맛은 내는 것 같아요. 

     

     

     

     

     

     

     

     

    토스트박스, 야쿤 모두 디저트용 빵들도 함께 구입가능한데요, 계산대 옆에 빵 코너가 위치하고 있어서 주문시 먹고 싶은 빵을 불러 주면 된답니다. 저는 판단 케이크와 바나나 케이크를 즐겨 먹어요. 쫀득하고 촉촉해 참 맛있어요.

     

     

     

     

     

     

     

     

    앞에서 말했듯, 토스트박스와 브레드톡 BreadTalk 매장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이 같은 회사이다 보니 쇼핑몰에 나란히 입점하는 것이죠. 토스트박스에서 식사를 간단히 즐기고 브레드톡 매장에 들러, no.1 빵인 Floss Bun 을 후식으로 사먹어보아도 좋을 듯 하네요.

     

     

     

     

     

     

     

     

     

     

     

    3. 킬리니 KILLINEY

    1919년 설립,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원조 중의 원조

    그리고 오늘 비교해볼 마지막 카야토스트 전문 프랜차이즈는 "킬리니 KILLINEY" 입니다. 앞 두 체인 보다는 외국인들에게 덜 알려져있으나, 싱가포르인이라면 절대 모를 수가 없는 곳이에요.

     

    킬리니의 시작은 세 프랜차이즈 중 가장 앞서 있습니다. 킬리니는 "Kheng Hoe Heng 커피샵"이라는 이름으로 1919년에 오픈했습니다. 이 커피샵의 주소는 67 Killiney Road, 후에 "킬리니 코피티암"로 개명하는 이유가 되죠. 하이난식 토스트와 커피를 팔던 작은 가게였지만, 독보적인 맛과 서비스로 사랑받으며 소박하게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1993년에 이르러 15년 단골이던 하이난 출신의 Mr.Woon Tek Seng 이라는 사람이 이 작은 가게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때 상호명을 킬리니 Killiney 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상호명만 변경했을 뿐, 핵심인력과 레시피는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그런 킬리니가 90년대 후반 시작된 카야토스트 트렌드를 이끌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개척자였던 셈이죠.

     

    그로부터 5년 뒤 2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야쿤과 앞다투며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싱가포르의 수많은 쇼핑몰에 입점하면서요. 그 이후 2005년에 깔끔한 브랜딩을 한 토스트박스가 등장한 것이구요.

     

    카야토스트로 유명해지긴 했으나, 킬리니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로컬 음식들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세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메뉴 수를 보유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셋 다 매장 규모는 굉장히 작은 편인데, 아주 다양한 메뉴들을 동시에 판매합니다. 그러다보니 최상의 맛과 감칠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화가 꽤 공고히 되어있어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평균적인 맛은 내는 편이에요.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도 많고, 소스나 페이스트만 있다면 조리법이 간단하기도 하구요. 

     

    킬리니는 야쿤과 토스트박스에 비해 매장수가 적은 편인데, 재밌는 점은 미국 팔로알토에도 지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커피, 티, 커리와 락사 등의 페이스트를 상품화해 판매하는데, 싱가포르 일반 슈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 뒤에 빼꼼히 보이는 것이 킬리니식의 카야토스트입니다. 야쿤과 토스트박스의 것과 비교하면 통통한 오리지널 형태에요. 역시 흰 식빵을 사용해 담백하기 보다는 풍부한 맛을 냅니다. 저는 분점에서만 카야토스트를 맛보았는데, 킬리니는 분점보다는 본점 (주소 :

    67 Killiney Road, Singapore 239525)의 맛이 훨씬 좋다고 합니다. 

     

    사진 속에 함께 등장한 음식은 위에서 소개한 미시암 Mee Siam 입니다. 저는 킬리니 분점 방문시 이 미시암을 즐겨 먹습니다. 미시암은 워낙 인기 메뉴이다보니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빠르게 품절이 되곤 합니다.

     

     

     

     

     

     

     

     

    그러면 대체재로 찾는 메뉴는 역시 위에서 소개했던 미르부스 Mee Rebus에요. 미시암은 얇은 버미살리 쌀국수를 쓰는데, 미르부스에는 노란 계란 누들이 들어있어요. 새우향이 솔솔나는 미르부스에 깔라만시를 쭉쭉 뿌려먹으면 돼요. 

     

     

     

     

     

     

     

     

    그리고 제가 킬리니에서 자주 주문하는 음료는 이 "반동 Bandung" 이라는 음료입니다. 우유와 로즈시럽을 섞은 말레이식 음료에요. 평소에는 인위적인 로즈향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유독 킬리니 매장에서 먹는 반동은 맛있어요. 킬리니 테이크아웃 잔과 로즈시럽의 핫핑크 색상이 잘 어울리기 때문일까요? 

     

    솔직히 말해서 (본점제외) 킬리니 매장의 떼 Teh는 제 입맛에는 좀 별로라고 느껴져요. 그래서 매장을 찾을 때면 반동이나 아이스 레몬 티 같은 기타 음료를 찾게 되기도 해요.

     

     

     

     

     

     

     

     

    미시암, 미르부스와 함께 킬리니에서 "시그니처" 라인으로 소개하고 있는 메뉴는 영상 속의 싱가포르식 "커리 치킨"입니다. 코코넛향과 진한 닭고기 맛이 어우러지는 커리로, 역시나 추천할만한 싱가포르 음식이랍니다.

     

    커리치킨은 밥과도 잘 어울리지만, 바게뜨 빵과도 참 잘 어울립니다. 킬리니식의 커리치킨의 맛도 꽤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서 킬리니에 대해 결론을 말해보자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야토스트 브랜드라는 것입니다. 미국에 진출했을만큼 작지 않은 규모의 프랜차이즈이기는 하나, 사실 본점을 제외하면 여행객들에게 굳이 추천할만한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로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이고, 집 앞에 있다면 편안하게 가기 좋은 분식집!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킬리니 본점을 방문하셔서 카야토스트 세트를 맛보는 것은 좋지만 분점의 경우라면, 야쿤이나 토스트박스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끝 맺으며

    카야토스트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화려하거나 아주 유서깊은 음식은 아닙니다.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널리 퍼진 문화이고, 비주얼이나 메뉴구성도 상당히 소박하지요. 하지만 오늘 소개한 유명 카야토스트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싱가포르의 짧지만 재미난 히스토리가 보입니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싱가포르 땅에 몰려들었고, 그들이 정착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고향 음식을 현지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 나갔지요. 하이난 출신의 사람들이 작은 가게를 열어 수십년간 저렴한 가격에 소박한 토스트와 커피를 성실하게 만들어 파는 동안, 싱가포르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거듭합니다.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눈부신 고층 빌딩들이 세워지고, 밀림 지역은 아파트 단지로 변해갔습니다. 물고기 잡고 수영하고 놀던 강가는 관광지로 변모했고요.

     

    전세계로부터 온 새로운 인력들이 싱가포르에 정착했다 떠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 그 작은 토스트 가게들은 늘 그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존재했습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에 들어 몇몇 브랜드는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하게 되고, 싱가포르 전역에 들어서기 시작한 대형 쇼핑몰에 필수로 입점하게 되었죠. 이제는 대기업화 되어버리긴 했지만, 싱가포르 사람들은 여전히 집 앞에 있는 토스트 가게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아침/점심을 간단히 떼우기 위해 찾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일종의 문화가 간직되어있는 공간이고, 이런 점을 잘 캐치하는 대기업들은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상품에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야쿤, 토스트박스, 킬리니 매장을 단순히 카야토스트를 맛보기위해 방문한다기 보다도, 싱가포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평범한 동네 분식점 같은 분위기지만, 그 속에 길지 않지만 꽤 재미난 싱가포르 이야기가 숨어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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